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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우리는 매년 다시 야구를 시작할까

by 오니다미 2026. 4. 3.

우리 팀의 연패가 길어지고,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때

스트레스를 받다못해 깊은 화가 올라온다.

그리곤 "내가 내년부터는 야구 끊는다" 라며 큰 소리친다. 

그런데 이상하게도,
봄이 되면 벌써 기대하며, 자연스럽게 야구를 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.

도대체 왜 우리는 매년 다시 야구를 시작하게 될까.

 

왜 우리는 매년 다시 야구를 시작할까
왜 우리는 매년 다시 야구를 시작할까

 

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

야구는 매년 리셋되는 스포츠다.

지난 시즌이 아무리 아쉬웠어도
새 시즌이 시작되면
모든 팀이 다시 출발선에 선다.

그래서 팬들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다.

“올해는 다르지 않을까?”
“이번에는 잘 풀리지 않을까?”

이 기대는 근거가 없어도 괜찮다.
중요한 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거니까.

야구는 결과보다
‘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’를 주는 스포츠다.
그래서 우리는 또 돌아온다.

 

이미 마음을 줘버렸기 때문

응원팀을 좋아하는 건
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다.

어느 순간 그냥 정해지고,
그 이후로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.

잘할 때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,
못해도 계속 보게 되는 게 야구다.

선수 하나하나에 정이 들고,
경기 하나하나에 감정이 쌓인다.

그래서 시즌이 끝나도
완전히 끊어내기가 어렵다.

결국 우리는
야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,
그 안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좋아하게 된다.

그래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.

 

그 ‘한 순간’을 또 보고 싶어서

야구에는 잊히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.

끝내기 안타가 터지던 날,
믿기지 않는 역전승,
경기장이 한순간에 뒤집히던 그 장면.

그 기억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.

그리고 우리는 안다.
그런 순간이 매번 나오지는 않는다는 걸.

그래서 더 기다리게 된다.

“올해도 한 번은 나오겠지.”

이 마음으로
수많은 경기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.

결국 우리는
경기를 보는 게 아니라,
그 한 번의 순간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.

 


 

야구는 매년 끝나고,
매년 다시 시작된다.

그리고 우리는 매년 똑같이 말한다.
“이번엔 다를 거야.”

어쩌면 그 말이 틀려도 괜찮다.
다시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
이미 이유가 되니까.

그래서 우리는 또
아무 일 없다는 듯
야구를 시작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