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울에 사는 사촌동생은 롯데자이언츠의 팬이다.
몇 해 전에 사직구장까지 원정을 온다길래
"서울에서 부산까지 단지 야구 보러 온다고?"
"도대체 왜?"
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. 그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.
그런 내가 얼마전, 김해에서 서울까지 야구 원정을 다녀왔다.
가까운 홈구장에서 편하게 보면 되는데 굳이 원정을 가서 힘들게 야구를 보는 이유를 이제는 너무 잘 알겠다.
원정은 단순히 다른 지역에 가서 야구를 보는 게 아니라,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.

원정인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지?
처음 잠실 원정을 가기 전에는 막연하게 생각했다.
원정 응원석이면 아무래도 홈팬보다 적겠지.
조금 조용하지 않을까.
근데 경기장에 도착하고 그 생각이 바로 바뀌었다.
생각보다 NC 팬들이 정말 많았다.
멀리 서울까지 왔는데도
유니폼 입은 사람들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.
같은 팀 팬을 발견할 때마다 괜히 반갑고,
괜히 혼자 마음속으로 "우리 편이다" 하는 느낌이 들었다.
원정인데도 응원석이 거의 다 찰 정도로 사람들이 모이는 걸 보니까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.
가만히 생각해 보니, 여기까지 왔다는 건 다들 같은 마음으로 왔다는 뜻이었다.
시간을 내고, 돈을 쓰고, 먼 거리까지 이동해서 응원하러 온 사람들.
그 자체만으로 이미 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자리 같았다.
원정 응원은 이상하게 더 크게 하게 된다
홈 직관이랑 원정 직관은 생각보다 느낌이 달랐다.
홈에서는 편하게 즐기는 느낌이라면,
원정은 조금 더 "같이 싸우러 온 느낌"에 가까웠다.
특히 잠실 원정은 응원단상과 가까운 자리들이 있어서 응원 열기가 정말 크게 느껴졌다.
응원가 시작하면 다 같이 일어나고,
박수 치고, 응원봉 흔들고,
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다 같이 한 팀이 된다.
그리고 신기했던 건 평소보다 더 크게 응원하게 된다는 점이었다.
집에서 볼 때는 그냥 박수치고 끝날 일도,
원정에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소리 지르게 된다.
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안 하는 것 같은데, 원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온다.
아마 다들 같은 마음이라 그런 것 같다.
멀리까지 왔는데 이기면 좋겠다는 마음,
오늘은 꼭 좋은 경기 보고 가고 싶다는 마음.
그게 응원 소리에도 담기는 것 같았다.
그래서 경기 끝나고 나니까 목이 쉬어 있었다.
근데 이상하게 후회는 안 됐다.
잠실 원정 추천 자리


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자리 고민도 많이 할 것 같다.
개인적으로는 응원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오렌지석 응원석 근처 자리를 추천하고 싶다.
우리는 3루 오렌지석 220블럭 19열 224, 225 자리에 앉잤다.
가리는 것 없이 시야확보도 잘 되고,
응원단상과 가까워서 응원 열기가 더해져서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.
특히 원정의 매력은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응원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느낌도 크다.
조용히 경기를 분석하면서 보는 자리라기보다,
함께 소리 지르고,
함께 박수 치고,
같이 아쉬워하고,
그 감정을 같이 느끼는 자리다.
처음 원정을 간다면 이런 분위기를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.
생애 첫 잠실 원정을 다녀오고 나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.
왜 사람들이 원정을 계속 다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.
야구 한 경기만 보고 오는 게 아니었다.
그 안에는 이동하는 설렘도 있고,
같이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고,
그날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도 있다.
그래서 원정은 경기 결과와 별개로 하나의 추억이 되는 것 같다.
그리고 나는 아마 다음 경기 일정이 나오면 또 생각할 것 같다.
“다음엔 어디로 가볼까?” ⚾